일제강점기에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됐던 이들과 후손인 ‘사할린 동포’들이 속속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5천340명이 한국에 영주 귀국하고 국적을 회복하는 과정을 밟고 있지만, 지금도 제대로 된 ‘한국식 이름’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한국식 이름을 고수했던 사할린 동포들은 국적을 회복한 뒤에도 한국식 이름을 러시아식 발음으로 읽는 대로 이름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어머니와 함께 영주귀국한 제재숙(75)씨는 러시아에서 사용하던 이름의 로마자 표기가 ‘Ze De Sugi’라는 이유로 ‘채조수기’라는 생뚱맞은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으로 먼 러시아에서도 한국식 이름으로 살아온 사할린 동포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할 때 한국식 이름으로 표기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킴산우’라는 이름을 받은 김상우(74)씨는 “사람은 부모님이 지어준 자신의 이름을 지키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최근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다고 하는데요. ‘동포’라는 단어의 뜻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