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기도 전인 새벽 인천 남동구의 한 통신탑. 지상 20m 높이, 폭 52㎝의 비좁은 공간에서 한 남자가 눈을 뜹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출근길 택시들입니다. 전주에서 20년 넘게 택시를 몰아온 고영기(56)씨는 지난달 29일 이곳에 올랐습니다.
고씨가 목숨을 건 이유는 이른바 ‘택시발전법 개정안’ 때문입니다. 올해 8월 전국 시행 예정이던 택시월급제를 2028년으로 2년 더 미루고, 월급제 도입 이후에도 노사 합의 시 법인택시의 최대 40%는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택시월급제는 기사들이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 12시간 넘게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구조를 바꾸자며 2019년 법에 명시된 제도입니다.
입장은 조금씩 갈립니다. 같은 택시노동자 단체에서도 영세 법인택시 업체의 현실과 고령 기사의 근무 여건을 들어 월급제 전면 시행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20m 위 통신탑에서 매일 달리는 택시를 내려다보며 마음을 다잡는 한 기사의 고공농성. 사납금제와 월급제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